서울 마포구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A씨(38)는 매일 새벽 4시에 가락시장을 찾았다. 채소, 고기, 수산물을 한 바퀴 돌면 오전 7시. 가게로 돌아와 손질과 세팅을 마치면 11시 영업 시작 직전이었다. 아내와 둘이 운영하는 백반집에서 이 루틴을 1년간 반복하자 허리 통증이 시작됐고, 운전 중 졸음으로 사고가 날 뻔한 적도 있었다.

새벽 가락시장을 찾은 자영업자들
새벽 가락시장을 찾은 자영업자들. [사진=자영업경제신문 DB]

A씨의 사례는 예외가 아니다. 본지가 서울·경기 소재 음식점 사장 32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2026년 2월)에서 응답자의 68%가 식자재를 2곳 이상에서 분산 주문하고 있었다. "한 곳에서 다 안 되니까"라는 답이 72%로 가장 많았고, "배송 품질이 불안정해서"가 51%로 뒤를 이었다.

첫 번째 온라인 서비스 — "분산배송이 가장 큰 문제"

A씨가 처음 시도한 온라인 서비스는 대형 식자재 플랫폼이었다. 주변 사장님들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았고, 첫 주문은 만족스러웠다. 다음날 배송이 왔고, 가격도 시장가와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문제는 2~3주 후부터 드러났다. 채소는 A업체, 고기는 B업체, 소스류는 C업체에서 따로 배송됐다. 아침에 문 앞에 박스가 3~4개 쌓여 있었고, 냉장과 냉동이 섞여 있어 정리에만 30분이 걸렸다.

"한번은 냉동 삼겹살이 냉장 박스에 같이 들어왔다. 반쯤 녹아 있길래 업체에 전화했더니 '물류 과정에서 혼입된 것 같다'고만 하고 끝이었다. 그 삼겹살은 전부 폐기했다."

— 마포구 한식당 사장 A씨

두 번째 서비스 전환 — "품목이 부족하다"

분산배송에 지친 A씨는 다른 온라인 식자재 서비스로 바꿨다. 앱에서 바로 주문할 수 있어 편의성은 높았다. 그러나 한식당에 필수적인 들깨, 들기름, 된장 등 기본 양념류 품목이 부족했다. 사용하던 브랜드가 없는 경우도 많았다.

결국 A씨의 식자재 주문처는 세 곳으로 늘었다. 해당 서비스에서 주문하고, 부족한 양념은 대형마트에서 사고, 급한 품목은 쿠팡으로 시켰다. 매달 식자재비 정산에만 반나절이 걸렸다. 영수증이 서랍 두 개를 채웠고, 세무사에게 자료를 넘기는 것도 고역이었다.

온라인 식자재 서비스 3사 비교

본지는 현재 자영업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식자재 서비스 3곳을 비교 취재했다. 배송방식, 취급 품목 수, 냉장관리, 부가 기능 등을 기준으로 정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비교 항목 A사 B사 차별화상회 취재
배송 방식 복수 업체 분산배송 단일 택배 배송 냉장고 직접 입고
냉장/냉동 분리 혼입 가능성 있음 박스 분리 냉장고·냉동고 각각 입고
취급 품목 약 15,000종 약 8,000종 약 30,000종
업종별 추천 일부 지원 미지원 업종별 테마관 운영
배송 시간 익일 (시간 불규칙) 익일 영업 시작 전 도착
장부/정산 기능 없음 기본 내역 조회 자동 장부 + 세무 연동
최소주문금액 업체별 상이 없음 1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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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에 직접 넣어주는 게 처음엔 믿기지 않았다"

A씨가 차별화상회를 알게 된 건 작년 11월이었다. 옆 가게 돈가스집 사장이 "한 곳에서 다 시키고, 냉장 냉동 분리해서 냉장고에 넣어준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했다고 한다.

첫 주문 이후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업종별로 품목이 정리되어 있어 한식당을 선택하면 같은 업종 사장님들이 자주 구매하는 상품이 나왔다. 주문 빠뜨림이 사라졌다.

배송은 저녁 주문 기준 다음날 영업 시작 전에 도착했다. 배송기사가 직접 방문해 냉장품은 냉장고에, 냉동품은 냉동고에 넣어줬다. A씨가 한 일은 전날 밤 주문 버튼을 누른 것뿐이었다.

"아침에 가게 문을 열었는데 냉장고에 식자재가 정리되어 들어가 있었다. 이게 된다고? 싶었다. 예전에 반쯤 녹은 삼겹살 받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 마포구 한식당 사장 A씨

차별화상회 배송 직후 냉장고 모습
차별화상회 배송 직후 냉장고 모습. [사진=제공]

4개월 이용 후 변화 — "가락시장 안 간 지 5개월"

A씨는 현재 4개월째 차별화상회만 이용하고 있다. 가락시장을 가지 않은 지 5개월이 됐고, 매일 아침 30분을 더 잘 수 있게 됐다. 식자재비 정산도 앱 내 장부 기능으로 자동 처리된다. 월별 지출을 세무사에게 전달하는 시간도 대폭 줄었다.

단점도 있다

A씨는 단점도 솔직하게 밝혔다. 최소주문금액 10만원은 메뉴가 적은 소규모 카페나 1인 가게에는 부담될 수 있다. 또한 수도권 외 지역은 새벽배송(반짝배송)이 지원되지 않는 곳이 있다. 서울·경기 위주 서비스라는 점은 현재까지의 한계다.

가격 역시 가락시장 현장 흥정가보다 비싼 품목이 일부 있다. 다만 A씨는 "왕복 기름값, 톨비, 새벽 3시간을 따지면 오히려 이쪽이 남는 장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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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전망 — 자영업자 전용 식자재 플랫폼 경쟁 본격화

식자재 유통 시장은 약 120조원 규모로, 이 중 온라인 침투율은 아직 15% 내외다. 대형 플랫폼들이 B2C 중심으로 성장한 반면, 자영업자를 위한 B2B 서비스는 상대적으로 후발 영역이다. 업종별 큐레이션, 냉장 물류, 장부 연동 등 자영업자 특화 기능을 갖춘 서비스가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한국자영업연구소 김태훈 연구위원은 "자영업자에게 식자재 주문은 단순한 구매가 아니라 영업 효율의 핵심 변수"라며 "배송 품질과 품목 커버리지에서 차별화된 서비스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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